어제 갓 보고온 미키 17 리뷰를 쓰고 싶어져서 바로 컴퓨터 앞에 앉았다 ㅎㅎ
봉준호 감독 영화를 뭔가 설국열차 이후 처음 본거 같은데...
보기 전에는 호불호가 갈린다는 말이 많아서 좀 망설였지만,
막상 보고오니 기대보다 훨씬 재밌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ㅎㅎ
******장르: 정치 / 수사 / 추리******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17은 단순한 SF 영화가 아니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고, 권력과 계급, 그리고 생명의 가치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인간 생명을 프린팅한다’는 설정은 처음 접했을 때부터 상당히 신선하게 다가왔다.
영화는 이 기발한 개념을 바탕으로 권력과 도덕적 딜레마, 사회적 갈등을 효과적으로 그려낸다.
줄거리 (스포 있음)
2054년, 지구를 떠나 니플헤임으로
영화의 배경은 2054년의 지구. 환경은 악화되고 자원이 고갈되면서 인류는 새로운 행성을 찾아 이주를 결정한다.
주인공 미키 반스(로버트 패틴슨)는 친구 티모(스티븐 연)와 함께 사채를 피해 니플헤임 이주 프로그램에 지원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가 별다른 기술이나 능력이 없다는 것.
결국 미키는 서류도 제대로 읽지 않은 채 ‘익스펜더블’이라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 ‘익스펜더블’이라는 직업은 말 그대로 소모품이다.
인간의 생명을 3D 프린팅 기술로 재생산하는 개념을 적용해,
특정한 인물이 죽으면 같은 기억과 인격을 가진 새로운 신체를 만들어낸다.
즉, 미키는 임무 수행 중 죽더라도 다시 태어나는 운명에 처한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결코 고통이 없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죽는 경험 자체는 여전히 고통스러우며,
새로운 육체가 생긴다 해도 그것이 진정한 ‘나’인가에 대한 질문은 남는다.
니플헤임에서의 생존, 그리고 첫 번째 갈등
니플헤임에 도착한 미키는 얼음 동굴 탐사 중 정체불명의 외계 생명체 ‘크리퍼’와 조우한다.
이 과정에서 팀원들은 두려움에 사로잡혀 총을 발사하고,
그 여파로 동굴이 무너지며 요원 제니퍼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키는 가까스로 살아남지만, 이 사건 이후로 지휘관 케네스 함장은 그를 더욱 홀대하기 시작한다.
케네스는 ‘귀중한 가임기 여성 대신 익스펜더블인 네가 죽었어야 했다’며 미키에게 모욕을 준다.
이는 영화 속에서 인류 사회의 계급 문제를 드러내는 중요한 장면 중 하나다.
익스펜더블은 인간으로 대우받지 않으며, 단순한 소모품으로 취급된다.
심지어 식량 배급도 줄어들고, 노동 시간은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미키는 크리퍼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게 된다.
동료들은 그들을 단순한 ‘괴물’로 보지만, 미키는 크리퍼들이 단순히 공격적인 존재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두 명의 미키 – 멀티플의 시작
가장 큰 사건은 바로 미키 18이 등장하는 순간이다.
크레바스에 빠져 죽은 줄 알았던 미키 17이 살아 돌아오자, 이미 본부에서는 새로운 미키 18을 프린트해버린 것이다.
영화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두 개의 자아, 즉 ‘멀티플’이라는 개념을 탐구한다.
과거에도 이러한 일이 발생한 적이 있었고, 사회적으로도 큰 논란이 되었던 문제다.
익스펜더블 제도는 기본적으로 같은 사람이 반복해서 죽고 태어나는 시스템이지만, ‘멀티플’이 발생하면 문제가 달라진다. 하나의 기억을 공유하는 두 개의 육체가 존재하게 되면서, 그들이 과연 같은 사람인가,
혹은 다른 개체인가에 대한 철학적 논쟁이 벌어진다.
미키 17과 미키 18은 처음에는 서로를 제거하려 하지만, 결국 함께 살아가기로 한다.
특히 미키 18은 미키 17보다 더 강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때로는 무모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 둘이 갈등을 벌이는 장면들은 영화 속에서 가장 긴장감 넘치는 순간들이며,
1인 2역을 맡은 배우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이는 부분이다.
정치적 갈등과 인간 사회의 축소판
영화가 흥미로운 점은 단순한 SF 액션이 아니라, 그 안에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담고 있다는 점이다.
니플헤임의 탐사대는 새로운 행성을 개척하는 탐험대이지만, 그 내부에서도 철저한 권력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케네스 함장은 정치적 야망이 있는 인물이며, 본인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익스펜더블을 착취하고,
크리퍼를 단순한 적으로 규정한다. 거기에 온갖 이상한 행동을 일삼는 변태 와이프 일파까지..
반면, 미키와 일부 과학자들은 크리퍼와의 소통 가능성을 모색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가려 한다.
이러한 구도는 현실 세계에서도 반복되는 정치적 대립과 비슷하다. 새로운 존재(이민자, 소수자 등)에 대한 배척,
권력층의 기득권 유지, 그리고 변화에 대한 저항과 희망이 얽혀 있는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갈등을 날카롭게 묘사하며, 현실의 정치 상황을 반영한 듯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크리퍼와의 협상, 그리고 결말
영화의 클라이맥스는 크리퍼와의 협상 장면이다.
케네스는 크리퍼를 무력으로 제압하려 하지만, 미키는 그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크리퍼의 우두머리인 마마 크리퍼는 인간들에게 자신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이를 통해 인류와 크리퍼는 협력의 길을 모색하게 된다.
하지만 케네스는 끝까지 변화를 거부하고, 결국 미키 18이 그를 제거하는 선택을 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개인 간의 대결이 아니라, 구시대적인 가치와 새로운 패러다임 간의 충돌을 의미하는 장면이다.
이후 탐사대는 익스펜더블 제도를 폐지하고, 인간과 크리퍼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미키는 프린팅 기계를 파괴하며, 새로운 미래를 향한 첫걸음을 내딛는다.
철학적 질문을 던지는 SF 대작
뭔가 신선한 설정과 뛰어난 연기, 그리고 사회적 메시지를 적절히 섞어낸 작품이란 생각이 들었다.
특히 ‘생명을 프린팅한다’는 개념을 통해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는 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권력과 도덕적 갈등, 그리고 인간성과 윤리에 대한 질문을 던지며, 관객들에게 깊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주인공의 1인 2역 연기는 정말 훌륭했다. 미키 17과 미키 18의 차이를 섬세하게 표현하며,
두 인물이 충돌하는 장면들은 심리적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헐크를 생각나게 했던 케네스 함장도 연기가 좋았지만,
그의 와이프로 등장하는 일파 또한 정치적 야망과 이중성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무엇보다도, 이 영화가 현재의 정치적 갈등과 사회적 문제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권력의 본질, 기술과 윤리의 충돌, 그리고 새로운 존재와의 공존 문제는 우리 현실에서도 끊임없이 논의되는 주제다.
나에게는 만약 기회가 된다면 익스펜더블을 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난 사람이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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