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전 세계적으로 열풍을 일으킨 시즌 1의 뒤를 잇는 이야기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작품이었다.

*************장르: 생존 스릴러 / 심리 드라마 / 디스토피아*************
2021년, ‘456억’이라는 상금과 목숨을 건 게임이라는 소재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그 충격적인 데뷔작 이후,
시즌 2는 과연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려는 듯,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인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는 내내 시즌 1에서 느꼈던 강렬한 ‘한 방’은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즌 2의 이야기는 시즌 1의 우승자였던 성기훈이 비행기를 포기하고 다시 돌아오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기훈은 귀 뒤에 삽입된 추적기를 스스로 떼어내며, 다시 이 게임의 뿌리를 파헤치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낸다.

동시에, 시즌 1에서 바다에 빠져 실종되었던 황준호 형사가 기적적으로 살아남아 2년 후 교통경찰로 복귀하고,
잃어버린 증거와 책임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이처럼 시즌 2는 처음부터 시즌 1의 주요 인물들을 재배치하며 극의 긴장감을 유지하려 노력한다.

기훈은 서울 지하철을 중심으로 딱지남을 찾기 위해 2년간 전 재산을 투자하고,
경마장에서 만났던 사채업자 김정래와 그의 부하 최우석까지 고용해 조직적으로 수색을 벌인다.
그 와중에 정래와 우석은 실제로 딱지남을 발견하게 되고, 추격 끝에 목숨을 건 러시안 룰렛 게임까지 휘말리게 된다.

이 장면은 시즌 2 초반부에서 가장 강렬한 장면 중 하나로,
극도의 공포 속에서 우정과 충성, 두려움이 얽힌 인간 군상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결국 정래가 자신의 부하를 위해 죽음을 택하며 우석을 살리고, 이 사건은 게임의 냉혹함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기훈은 끝내 방아쇠를 당기고도 살아남고, 딱지남은 기훈의 신념 앞에 스스로 자살을 택한다.
이 장면에서 기훈이 그리는 ‘게임을 끝내려는 의지’는 시즌 전반의 방향을 암시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그 이후의 전개는 다소 급격하게 이야기가 확장된다.
황준호는 다시 기훈과 손을 잡고 조직의 실체를 파헤치려 하고,
새롭게 등장한 인물 강노을은 북한 출신의 게임 진행요원으로 밝혀지며 후속 시즌의 전개를 위한 복선을 깐다.
노을은 자신의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로, 시즌 2에서 감정적으로 가장 복잡한 캐릭터 중 하나다.
탈북 브로커를 통해 들은 절망적인 현실과, 딸을 되찾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은 시즌 2의 감정선을 어느 정도 보완해준다.

기훈은 다시 프론트맨과 연결되며 ‘게임을 끝내는 방법’을 찾고자 하지만, 결국 시즌 1처럼 또 다시 참가하게 된다.
참가번호 456번. 그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참가자가 아닌 내부를 무너뜨릴 목적으로 들어온 ‘스파이’ 같은 존재다.
여기서 시즌 2의 큰 변화 중 하나가 등장한다.
게임의 방식이 바뀌었고, 참가자들도 서로 얽힌 사연을 갖고 등장한다.
예컨대, 모자가 서로 참가한 줄도 모르고 들어온 가족, 임신한 여성, 목숨을 건 투표 시스템 등
시즌 1보다 더 복잡하고 무거운 배경을 깔고 있다.

다시 시작된 게임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부터 '5인 6각 운동회', '짝짓기', 'OX게임',
그리고 치열한 내분과 반란까지 다양한 구성을 통해 긴장을 이어간다.

기훈은 살아남은 참가자들과 함께 진행요원들을 공격하며 게임을 멈추려 하지만, 시즌 후반부에서의 배신과 교란,
특히 프론트맨 황인호의 등장은 또 다른 충격을 남긴다.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결국 기훈의 가장 가까운 동료였던 정배마저 프론트맨의 총에 쓰러지고, 기훈은 눈물로 절규한다. 시즌 2는 그렇게 또 한 명의 소중한 인물이 쓰러지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전체적으로 <오징어 게임 시즌 2>는 시즌 1의 충격과 완성도를 뛰어넘기 위해 많은 장치를 마련하고,
새로운 캐릭터와 감정선, 복잡해진 스토리를 도입했다.
특히 시즌 1의 '단순한 규칙 속 극단적인 심리 게임'의 매력을 기대한 시청자에겐 전개가 다소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시즌 2는 많은 이들이 우려하던 ‘속편의 부담’을 명확히 드러낸다.
스토리를 더 확장시켜야 한다는 압박, 성공한 시리즈의 후속작으로서의 책임감,
그리고 새로운 세계관 구축이라는 욕심이 뒤섞이며 균형을 잃은 듯한 인상을 남긴다.

시즌 3를 향한 복선은 이미 다 깔려 있는 상태지만, 대부분의 기존 인물이 제거된 상태에서
이 이야기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여전히 빠른 전개와 일부 인물들의 감정선은 흡입력이 있었고, 시리즈 특유의 잔혹한 연출과 상징성은 여전했다.
그러나 시즌 3가 이 흐름을 어떻게 이어갈지, 그리고 한국 드라마 최초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시리즈가
어떻게 마무리될지에 대한 걱정이 남는다.

시즌 2는 말하자면, 다시 시작된 게임이 아닌, 끝낼 수 없는 게임이었다. 그리고 이제, 남은 질문은 단 하나다. 기훈은 이 지옥 같은 게임의 끝을 진짜로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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